야구
이만수 감독 “김광현·박경완 재활 ‘천천히, 신중하게’”
이만수(54) SK 감독은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선수들과 면담을 했다. 첫 상대는 팀내 최고참 박경완(40)이었다. 이 감독은 "서두르지 말자. 이 나이까지 야구를 해온 것은 그만큼 네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네 기량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 서두르지 말자"고 했다. 다음날 김광현(24)이 이 감독의 방에 들었다. 비슷한 조언이 이어졌다. "광현아, 너는 우리팀 에이스다. 개막전에 나가는 투수가 아닌, 시즌 전체를 책임지는 투수다.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완벽한 상태를 만들자." 이 감독은 "박경완과 김광현 모두 밝은 표정으로 '감독님의 뜻을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당대 최고 포수 박경완과 SK 에이스 김광현은 순조롭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다. 박경완과 김광현이 개막전부터 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말하면서도 "감독이 서두르면 안 된다. 나부터 마음 속으로 '천천히, 신중하게'를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은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세 차례나 다리 수술을 받았다. 왼쪽과 오른쪽 아킬레스가 파열되거나 크게 상하는 부상을 당했다. 박경완은 지난 해 1군에서 단 10경기만 뛰었다. 누구도 박경완의 부활을 장담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경완은 1월 28일(한국시간) 포수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했다. 다음 날에는 타격훈련도 했다. 이 감독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희망이 보인다. 트레이닝 코치의 말을 들어보니 '재활이 무난하게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며 기뻐했다. 김광현은 지난 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시즌 중 일본 후쿠오카베이스볼 클리닉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9월 20일 1군에 복귀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명예회복에 실패(4경기 2패 평균자책점 6.57)했다. 김광현은 이번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내가 다소 무리했던 것 같다. 포스트시즌 때 어깨 근육에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광현은 마무리 훈련서부터 충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동안 수건 등을 이용해 섀도 피칭을 하던 그는 2월 1일 야구공을 쥐고 캐치볼을 한다. 이 감독은 "광현이가 괴로운 시기를 잘 견뎌줬다"고 말했다. 희망을 봤다. 그러나 이 감독은 속도를 늦출 생각이다. 그는 "선수를 먼저 생각하겠다. 사실 이게 팀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박경완은 21년 동안 프로선수로 뛰었다. 그중 절반의 시간을 최고 포수로 활약했다. 기술적인 부분에는 조언할 것도 없다. 박경완에게 '몸만 생각하라'고 했다. 복귀가 늦어도 괜찮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나는 광현이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만 한다.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서 제 기량만 펼치면 된다. '천천히, 천천히 하자.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2012.01.31 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