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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김서현·장현석보다 못 하다? 한화가 선택한 '황준서표' 매력

장충고 황준서(19)는 지난 9월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지명 당시만 해도 기대감이 넘치는 1순위 선수는 아니었다. 한화는 황준서에 앞서 2년 동안 1차 지명과 전체 1순위로 문동주와 김서현을 뽑았다. 두 투수 모두 고교 시절 최고 155㎞/h 강속구를 뿌렸고, 올해는 프로 마운드에서 160㎞/h에 육박하는 구속을 기록했다.문동주, 김서현과 달리 황준서의 최고 구속은 140㎞/h대 후반이다. 게다가 지명을 앞두고는 140㎞/h대 초반까지 구속이 떨어졌다. 체격도 선배들보다 작은 편이다. 더군다나 함께 1순위로 거론됐던 '라이벌' 장현석(마산용마고)은 최고 158㎞/h를 뿌린 전형적인 특급 광속구 투수였다. 상대적으로 황준서의 잠재력이 저평가받은 이유다.당장의 구속이 조금 떨어질 뿐, 황준서의 잠재력 역시 특급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결정구 스플리터다. 통상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쓰는 것과 반대다. 낯섦은 무기가 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규정 이닝의 30% 이상을 소화한 왼손 투수 중 스플리터를 10% 이상 구사한 이는 앤디 밴 헤켄(당시 넥센 히어로즈)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 김광현(SSG 랜더스) 차우찬(당시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 구창모, 김영규(이상 NC 다이노스) 김택형(당시 SSG) 최승용(두산)뿐이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최승용을 제외하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필승조였다. 황준서의 독특함은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다.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황준서는 스플리터를 유인구(볼)와 스트라이크로 나눠 던질 수 있을 정도의 투구 감각을 갖췄다"며 "스플리터의 낙폭과 무브먼트는 1군에서 통할 수준"이라고 호평했다. 스플리터는 반드시 직구와 조합이 필요한 구종이고, 구속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민혁 팀장은 "황준서가 올해 초만 해도 구속이 잘 나왔고, 피지컬도 지금보다 좋은 상태였다"며 "지명 전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황준서가 현재 구속은 떨어졌으나 이는 체중 감소 때문이다. 구단이 관리하면 구속도 올라올 것이라고 전했다"고 했다. 한화는 현재 8㎏ 정도 떨어졌던 황준서의 체중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체중을 회복해 150㎞/h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면 앞서 활약한 '왼손 스플리터' 선배들의 성공 가도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확실한 결정구, 구속 회복 가능성에 멘털 역시 호평이다. 정민혁 팀장은 "멘털도 좋다. 1·2학년 때는 마운드 위에서 소극적이었지만, 3학년이 되니 마운드 위에서 행동도 (에이스답게) 달라졌다. 착한 선수인데 승부처에 들어서면 달라질 줄 안다"고 칭찬했다. 이어 "문동주, 김서현과 유형이 정말 다른 투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정말 야구밖에 모른다"며 "문동주는 말할 것도 없고 김서현도 쉴 때도 야구공을 손에서 놓을 줄 모르는 선수다. 황준서 역시 마찬가지다. 세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나와 한화가 다시 올라갈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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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김광현 '야구공 사인 중에도 잃지 않는 미소'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SSG 김광현이 야구공에 사인을 하며 미소 짓고 있다.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2.12.01. 2022.12.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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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WAR,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

선수 평가 척도에서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지표가 됐다. 서로 다른 포지션과 시즌에서 활약한 선수를 일관된 하나의 숫자로 평가할 수 있다는 편의성, 작은 단위의 숫자로 표현되어 외우기 쉽다는 직관성,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지표로써 접근성 덕분이다. 여러 장점에 힘입어 WAR은 세이버메트릭스를 대표하는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WAR이 선수 평가의 참고 지표 정도를 넘어 오남용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 야구팬들의 선수 줄 세우기 기준에 WAR만을 활용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방송에서는 WAR 지표 하나만을 콕 집어 선수들을 평가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WAR 지표의 장점이 역으로 다른 훌륭한 지표들을 무시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WAR은 타율이나 출루율처럼 통일된 기준이 없기에 무작정 신뢰할 수는 없는 지표다. 실제 2022시즌 KBO리그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WAR은 산출 기관별로 크게는 1~2가량 차이를 보인다. 여러 기준에 따라 같은 선수를 두고도 서로 다른 값이 내놓고 있다. 이유가 있다. 우선 WAR의 어원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대체 선수'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대체 선수란 1군과 2군을 오가는 비주전선수로 이따금 주전 자리가 빌 때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선수를 의미한다. 이들은 각 리그에서 최저연봉 수준의 임금을 받고, 언제든지 타팀으로의 이적과 영입이 가능하다. 바로 이들이 WAR 0의 값을 가지며 WAR 계산의 기준이 된다. 훌륭한 팜 시스템과 많은 인구, 엄청난 시장 규모에 힘입어 선수 수급이 수월한 미국은 WAR 지표의 기준으로 대체 선수를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선수의 정의는 대단히 추상적이다. 타율, 출루율, 평균자책점 등 일정한 기준이 없고 리그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개념이다. 특히 메이저리그(MLB)에 비해 대체 선수 수급이 어려운 KBO리그 환경에서의 대체 선수 기준은 더욱 모호해진다. 이에 반해 WAR 계산 방식은 MLB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KBO리그의 WAR은 출발점부터 신뢰도에서 감점을 받았다. 그렇다면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승리 기여도'는 어떨까? WAR 계산을 위해서는 우선 타자, 투수, 수비수, 주자로서 리그 평균에 비해 팀에 기여한 정도인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RAA)가 필요하다. RAA을 활용해 '대체 선수' 대비 팀에 기여한 점수(RAR)를 계산한다. 이후 피타고리안 계산법을 활용해 RAR을 승리로 환산하면 WAR을 산출할 수 있다. 그런데 RAA 계산을 위해 활용하는 지표가 산출 기관별로 제각각이다. 타격기여도 측정은 대체로 선형방법론을 기반으로 한 가중 출루율(wOBA)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외의 영역에서는 기관별로 각기 다른 지표를 활용한다. MLB의 WAR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대표적인 2개 기관(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의 WAR인 bWAR, fWAR 역시 기준이 다르다. 투수 기준 bWAR은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을 포함한 전체 실점(RA9)을 평가 기준으로 한다. 반면 fWAR은 비자책점과 수비의 영향을 제거하여 삼진, 홈런, 볼넷으로만 구성된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FIP)을 활용한다. 같은 투수라도 전체 실점에서 비자책점 비중이 크거나 피홈런의 비중이 낮은 선수일수록 fWAR의 평가는 bWAR에 비해 우수하다. 수비 기여도 척도 또한 DRS(디펜시브 런 세이브), UZR(얼티메이트 존 레이팅)로 나뉜다. 두 수비 지표는 평가를 위해 그라운드 구획을 나누는 방법, 수비 위치별 파크팩터 적용 범위, 선수 간 수비 활약을 비교하는 데이터의 표본 크기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외의 피타고리안 승률 활용 정도, 파크팩터 반영 범위, 포수 평가 등 WAR의 다양한 구성 변수가 산출 기관별로 제각각이다. KBO리그도 마찬가지로 스탯티즈, KBreport, 스포츠투아이의 WAR이 서로 다른 지표를 활용한다. 위의 그래프가 같은 선수를 두고도 WAR 값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이다. 한편 수비 기여도 측정은 WAR의 또 다른 골칫거리이다. 일단 타석에 들어서면 측정할 수 있는 타격 능력과는 다르게 수비 능력 측정은 타구가 본인 근처로 날라왔을 때 가능하다. 수비 기회는 타격 기회에 비해 꾸준히 주어지지 않는다. 타격 기회에 비해 수비 기회의 횟수가 적어 충분한 표본 크기를 확보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특정 수비가 훌륭했거나 형편없다고 평가할 기준도 모호하다. 타격 결과는 아웃/루타/홈런/볼넷 등으로 확실히 구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수비 평가 기준은 수비 범위, 포구 능력, 송구의 정확성과 빠르기 등으로 나뉜다. 타격 결과처럼 범주화하여 구분하기 어렵다. 게다가 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사람이 직접 눈으로 수비 상황을 지켜보면서 주관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KBO리그 산출 기관들은 수비 측정에 애를 먹는다. 가령 스탯티즈는 수비 기여도를 포함한 타자 WAR 이외에 수비 기여도를 제외하고 포지션 보정만을 추가한 타자 WAR*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WAR 산출 기관조차도 본인의 수비 평가에 100%의 확신이 서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WAR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팬그래프의 지침을 참고할 만하다. 팬그래프는 WAR 차이가 크지 않은 두 선수의 우열을 가릴 때 소수점 아래에서의 차이는 고려 대상이 아니고, 수비 능력이 주된 선수의 WAR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똑같은 정상급 외야수지만, 이정후와 나성범은 대체로 2 이상의 WAR 차이를 보인다. 이 경우에는 이정후가 확실하게 더 뛰어난 선수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점 범위의 WAR 차이를 보이는 김광현과 에릭 요키시의 우열은 WAR로 가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뛰어난 수비로 WAR의 상당한 부분을 채운 박해민과 최지훈의 WAR도 100% 믿기는 어렵다. WAR은 훌륭한 선수 평가 지표다. 그러나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WAR의 소수점 단위 하나하나에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를 삼가고, WAR 이외의 다른 훌륭한 지표들도 함께 참고하는 것이 WAR의 올바른 사용법이다. 민경훈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고려대학교 통계학과) 2022.10.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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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투구에 맞아 다쳤는데...과실치상죄가 될까

야구 경기를 보면 투수가 던진 공에 타자가 맞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투구를 ‘사구(死球)’, ‘몸에 맞는 공’, ‘히트 바이 피치 볼(hit by pitched ball)’이라고 부른다. 보통 몸에 맞는 공이 나오는 이유는 투수의 제구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수가 일부러 타자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타자 머리 방향으로 던지는 걸 ‘빈볼(bean ball)’이라고 한다. 사구는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프로 투수가 던지는 경식구에 맞으면 멍이 들고, 심하면 골절상 등 큰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최악의 사례도 존재한다.1920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레이 채프먼(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은 칼 메이스(뉴욕 양키스)의 투구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1955년 선린상고 최운식 선수가 경기 중 머리에 공을 맞고 다음날 숨을 거두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사구는 큰 사고로 이어지곤 한다. 지난 8월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SSG 랜더스 김광현의 투구에 맞아 코뼈 골절상을 입고 약 2주 동안 출장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KBO리그 헤드샷 규정에 따라 자동 퇴장된 김광현은 소크라테스에게 바로 연락해서 사과했다. 소크라테스 또한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알려졌다. 이후 김광현은 올스타전에서 소크라테스의 응원가가 나오자 사죄의 절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야구 경기 중 의도치 않게 몸에 맞는 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는 있다. 위험도 높은 사구, 법이나 리그 규정의 문제는 없을까. 투수가 고의가 아닌 실수, 즉 과실로 사람을 맞힌 경우에는 과실로 사람을 폭행하거나 상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형법에 과실 폭행죄는 없고, 형법 제266조에 과실치상죄만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다. 다만 사구는 선수가 야구 경기라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될 수 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다. 야구 선수라면 야구 경기 중 투수의 제구력 난조로 몸에 맞는 공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이 공으로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대부분 예상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상황은 야구 경기 중 ‘허용된 위험’이라 해석해 업무상과실치상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중 업무상의 행위 내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평가되어 위법하지 않다고 평가될 것이다. 다만 KBO 리그규정(경기의 스피드업 규정, 4. 투수, ⑦ 참조)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규정에 따르면 주심은 투수가 직구로 던진 공이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투수의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일부 투수들은 경기 중 일부러 타자를 맞히기도 한다. 경기 중 상대 팀과 갈등이 있었던 경우, 투수가 타자를 일부러 맞히거나 심지어 머리를 향해 던지며 위협한다. 이러한 경우는 투수의 과실이 아닌 고의행위로 평가해야 한다. 프로 투수가 사용하는 경식구는 실제 사람을 살상할 특성을 갖춘 흉기가 아니다. 그러나 사회통념상 이를 이용할 경우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율한다. 특수폭행으로 상해를 입힌 경우, 형법 제262조 ‘폭행치상죄’에 해당한다. 이때 형법 제258조의2 ‘특수상해죄’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하여 처벌한다. 또한 투수가 처음부터 야구공으로 타자를 맞춰서 상해를 입힐 고의를 갖고 상해한 경우에도 ‘특수상해죄’에 해당한다. 만약 감독 또는 코치가 빈볼 투구를 포함하여 몸에 맞는 공을 던지는 행위를 지시하거나 방조한 경우, 투수에게 해당하는 범죄의 교사범 또는 방조범이 될 것이다. 한편 몸에 맞는 공을 고의로 던진 경우는 제구력 난조의 경우와 달리, 형법 제20조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정당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수단이 적당해야 하고 침해가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 행위와 침해의 균형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고의로 타자를 맞히려고 투구하는 것은 퇴장까지 당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반칙행위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기재한 것처럼 KBO리그 규정(경기의 스피드업 규정, 4. 투수, ⑦ 참조)은 투수의 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고의 여부와 무관하게 경고 내지 퇴장 조치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KBO 리그규정은 선수가 빈볼을 던져 퇴장당했을 때, 감독 또는 코치가 선수의 빈볼 투구와 관련 지시 및 행위를 방조했다고 간주 될 때, 감독·코치·선수가 빈볼로 구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을 때 각각의 제재를 정하고 있다. 또한 KBO 야구 규칙(6.02 (c) (9) 참조)은 투수가 고의적으로 타자를 맞히려고 투구한 경우, 퇴장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렇듯 법과 규정상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투수가 몸에 맞는 공을 던지더라도 실제로 공을 맞은 선수가 고소하거나 투수가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투수가 고의나 과실로 몸에 맞는 공을 던진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설령 투수가 고의로 타자를 맞히더라도 상대 팀에 대한 항의나 우리 팀이 겪은 것에 대한 갚음으로 인식하고 야구 경기의 요소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용인된다고는 해도 위협구나 빈볼은 스포츠정신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타자에게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형사사건으로 될 가능성이 작다는 점, 경기의 일부로 용인되어 왔다는 점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민희 법률사무소 율다함 대표 변호사(사법연수원 44기). 2022.09.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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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 더는 ‘아기 사자’ 아니다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은 요즘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고 투수다.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부터 야구장을 드나든 꼬마가 데뷔 3년 만에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원태인의 아버지인 원민구(64) 전 협성경복중 야구부 감독은 “아들이지만 더는 내가 가르칠 게 없다”며 뿌듯해했다. 아버지도 프로야구 선수가 될 뻔했다. 원씨는 1984, 8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거푸 고향 팀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만약 입단했다면, 훗날 부자가 같은 유니폼을 입는 역사를 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씨 선택은 프로가 아닌 실업 야구였다. 짧고 화려한 프로 생활보다는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는 가장의 길을 택했다. 그 당시 실업 야구선수는 은퇴 후 모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프로의 꿈은 아들이 대신 이뤘다. 원씨는 고사리손으로 야구공을 겨우 쥔 다섯 살 아들이 스피드건에 시속 60㎞를 찍는 걸 보고 뒷바라지를 결심했다. 원태인도 ‘삼성 선수’가 되는 날을 꿈꾸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협성경복중 재학 당시 서울 학교로부터 전학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 원태인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내게는 아버지와 형이 가장 소중했다. 대구를 떠날 수 없었다. 아버지가 몸담을 뻔했던 ‘삼성 1차 지명’만 생각하며 야구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2019년 삼성은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경북고 졸업 예정인 투수 원태인을 뽑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등판하는 날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기도한다. 처음으로 야구장을 방문한 건 최근 등판인 7일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등판 전날 산에 올랐던 아버지는 설레는 마음으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아들은 관중석의 아버지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해 시즌 5번째 승리를 따냈다. 원태인의 3차례 홈경기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이다. 대구에 오면 아버지의 ‘기도 효과’를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올해 원태인 성적은 아버지 기대를 뛰어넘고도 남는다.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1패, 평균자책점 1.18이다. 쟁쟁한 외국인 선수를 다 제치고 다승과 평균자책점 선두(10일 기준)로 나섰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덕분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탈삼진(39개), 투구 이닝(38이닝), 이닝당 출루 허용(WHIP·0.95), 피안타율(0.204) 모두 상위권이다. 9이닝당 탈삼진(9.24개)과 삼진/볼넷(4.88)도 국내 선수 1위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역시 2.36으로 1위에 올랐다. 흠잡을 데 없는 전방위 활약이다. 눈부신 활약에 ‘감투’도 따라왔다. 지난달 맹활약했던 다른 선수를 모두 제치고, KBO 4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32표 중 31표를 받았다. 팬 투표에서도 59.2%의 지지를 얻었다. 원태인 자신도 얼떨떨할 만큼 놀라운 발걸음이다. 그는 “요즘 자꾸 내 기록을 확인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며 웃었다. 팀과 함께 빛나고 있어 더 뿌듯하다. 원태인을 앞세운 삼성은 올 시즌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5년간 쌓인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한을 확실히 풀어버릴 기세다.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삼성 1차 지명’과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보고 뛰었다. 하나는 2년 전 이뤘고, 다른 하나도 눈앞에 다가왔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에이스’가 필요하다. 원태인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도 없는 대표팀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원태인은 “최근 김경문 (대표팀) 감독님이 날 칭찬하셨다는 기사를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실망을 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걱정도 생겼다. 올해는 꼭 올림픽 출전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모두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5.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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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로운 박세웅의 수술 뒤 복귀 시즌

10구단 모든 지도자가 공감한다. 확실하게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국내 선발투수 한 명의 존재가 얼마나 절실한지 말이다. 1위 SK에는 김광현(31)이 있다. KIA가 5강 경쟁을 흔들 수 있는 팀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에이스 양현종(31)이 제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두산, 키움 등 현재 상위팀에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젊은 투수가 있다. KT와 NC, 삼성도 올 시즌 희망을 봤다. 최하위권에 있는 롯데도 위안은 있다. '안경 에이스' 계승자 박세웅(24)이 첫 시련을 순조롭게 넘기고 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오른 팔꿈치에 이상이 생긴 그는 2018년은 재활을 통해 부상 회복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야구공을 잡은 뒤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짧지 않은 재활기를 잘 마쳤다. 박세웅은 "여러 단계를 거친 뒤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즈음에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거나 멈추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나는 문제 없이 소화했다.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도 갖던 의구심을 지웠다.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팔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다. 2018시즌에 그를 본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투구폼에 비해 공이 말려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공 끝에 힘을 잃었다는 얘기다. 2017시즌에 시속 143.3km던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부상 뒤 141.5km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술 뒤에는 144.2km까지 올랐다. 투구 시작 동작부터 손끝에서 공이 떠나는 메커니즘, 그리고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갈 때에 전해지는 힘까지 2017시즌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재활 기간 동안 변화를 준 슬라이더도 정착하고 있다. 횡으로 휘는 정도는 이전보다 덜 꺾이지만 구속은 시속 4.5km가 늘었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간다. 기존에 주무기는 포크볼이었다. 위력도 있었다. 그러나 팔에 부담을 줬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는 통하기 어려웠다. 포수진의 포구 실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네 경기에서 박세웅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폭투나 포일은 없다. 성적도 준수하다. 지난달 7일 키움 고척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이후 세 경기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내며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7월31일과 지난 9일 나선 삼성전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승수와 평균자책점은 중요하지 않다. 롯데뿐 아니라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우완 투수로 평가받던 그가 부상 암초를 만났고, 긴 재활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1군 무대를 소화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박세웅은 3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다. 자존심을 구긴 롯데의 재건을 주도할 투수다. 연착륙에 의미를 부여해도 부족하지 않다. 안희수 기자 2019.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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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금 김경문 감독 “도쿄서 12년 만에 신화 재현”

김경문(61)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할 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공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공을 뒤덮은 선수들의 사인은 빛이 바래 있었다. “11년이나 지났네요. 야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아있을지 누가 알았겠어요? 내가 대표팀 감독이 될 줄은 더 몰랐지.” 당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9전 전승을 거두며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2006·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선전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야구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단이 8개에서 10개로 늘었고, 연 800만 관중 시대가 열렸다. 관련기사 2019 KBO리그 10위는? 독수리냐 거인이냐 그러나 최근 KBO리그는 질적·양적으로 모두 위기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더구나 류현진(32·LA 다저스)·추신수(37·텍사스) 등 메이저리거들은 올림픽 기간에도 시즌을 치르고 있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지난 1월 잘해야 본전이라는 야구 대표팀을 다시 맡으며 “피하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개막(7월 24일)을 1년 앞두고 김 감독을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김 감독은 “대표팀 구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강하다고 믿는다”며 “그냥 믿는 게 아니라 28명 최종 엔트리를 보면 한국 야구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뭉치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베이징 올림픽 때는 미국과 첫 경기(8-7 승)가 가장 힘들었다. 9회 초 역전을 당한 뒤 9회 말 다시 재역전해 이겼다. 이때부터 자신감과 힘이 붙었다”고 떠올렸다. 베이징 올림픽 명장면 중 하나는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였다. 김 감독은 2-2 동점으로 맞선 9회 초 2사 1·2루에서 일본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대타 김현수(31)를 기용했다. ‘좌타자 킬러’로 유명한 좌완 이와세를 공략하기 위해 20세의 왼손 타자를 내세운 건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그림 같은 적시타를 때려 5-3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왼손 투수가 어려운 코스로 던지는 공을 (같은 두산 소속이었던) 김현수가 잘 쳤던 기억이 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정후(21·키움)·강백호·(20·KT)·정우영(20·LG) 등은 어린 시절 선배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며 꿈을 키운, 이른바 ‘베이징 키즈’다. 김 감독은 “도쿄 올림픽 성적도 중요하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주전은 베테랑으로 구성하겠지만, 젊은 선수들도 엔트리에 꼭 넣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우승 축포는 이승엽(43)의 홈런 두 방(일본과의 준결승, 쿠바와의 결승)이었다. 부진했던 이승엽을 김 감독이 고집스레 믿고 기용한 결과였다. 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통해 한국 야구는 현재 자산(이승엽 등)과 미래 비전(류현진·김현수 등)을 함께 얻었다. 김 감독은 “나 혼자 매달 28명의 가상 엔트리를 짜고 있다. 꾸준히 기량을 보여준 선수를 발탁할 것”이라며 “김광현·양현종 등 확실한 선발 투수가 있다. 또 국제 대회에서 잘 통할 수 있는 비밀병기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KBO리그 스프링캠프를 둘러봤다. 5~6월엔 김평호 전력분석 총괄 코치가 일본에서 쿠바·캐나다 선수들을 살폈다. 김 감독과 김 코치는 2019 리마 팬아메리칸 게임을 참관하기 위해 떠났다. 프리미어 12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쿠바·캐나다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올해 11월 열리는 국제대회 프리미어 12는 김경문 호의 첫 대회다.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해 4개 팀씩 3개 조별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고척스카이돔에서 호주·멕시코·쿠바와 먼저 대결한다. 조 2위 안에 들면 일본에서 열리는 수퍼라운드(6강)에 진출한다. 6강에 오르고 대만·호주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는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베이징에서도 그랬듯 프리미어12 대회와 도쿄 올림픽에서도 하나로 뭉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7.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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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를 돌아보니 메이저리그 스타가 보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집결하는 무대다.메이저리그 구단도 현실적인 비용과 인력 문제 때문에 일본·한국 등에 상주 인력을 파견하는 게 쉽지 않다. 이게 가능한 구단도 관찰 대상 선수가 현역 메이저리거들과 직접 겨루는 장면은 모기 어렵다. WBC는 그래서 우수한 저평가 자원을 찾으려는 구단들, 또한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있어 좋은 기회의 장이다.‘스카우트 대박이 터진’ 제 2회 WBC 01. Yu Darvish, rhp, Japan02. Aroldis Chapman, lhp, Cuba03. Hisashi Iwakuma, rhp, Japan04. Masahiro Tanaka, rhp, Japan05. Hyun-Jin Ryu, lhp, Korea06. Yoennis Cespedes, cf, Cuba07. Norichika Aoki, of, Japan08. Yulieski Gourriel, 2b, Cuba09. Kwang-Hyun Kim, lhp, Korea10. Hiroyuki Nakajima, ss, Japan11. Hector Olivera, ss, Cuba12. Vladimir Garcia, rhp, Cuba13. Frederich Cepeda, of, Cuba14. Takahiro Mahara, rhp, Japan15. Kyuji Fujikawa, rhp, Japan16. Shuichi Murata, 3b, Japan17. Alfredo Despaigne, of, Cuba18. Suk Min-Yoon, rhp Korea19. Hyun-Soo Kim, of, Korea20. Toshiya Sugiuchi, lhp, Japan(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09 WBC 유망주 TOP 20) 제 2회 WBC는 이런 의미에서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팀은 일본, 한국, 쿠바였다.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된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WBC 유망주 TOP 20‘ 리스트도 이 세나라의 선수들이 싹쓸이 했다. 일본에서는 원투펀치를 맡았던 다르빗슈와 이와쿠마를 필두로 당시 유망주였던 다나카, ’이치로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아오키,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유격수 나카지마 등이 랭킹에 포함되었다. 쿠바에선 시속 100마일 이상의 공을 예사로 뿌리던 채프먼, 자국 리그를 지배하던 세스페데스와 구리엘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준우승 쾌거를 이룬 한국 대표팀에서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무대로 복귀한 봉중근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맡았던 23살의 류현진이 세스페데스와 다나카 등을 제치고 전체 5위를 차지했다. 우완 에이스였던 윤석민,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른 김현수 등 역시 20위권에 포함되었다. 김광현은 일본전에서 난타를 당하는 듯 최악의 부진을 겪었음에도 9위에 랭크되어 스카우트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들은 지금 어떨까. 채프먼은 이번 겨울 5년간 86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역사상 가장 비싼 불펜투수’에 등극했다. 다르빗슈, 이와쿠마, 다나카 등도 소속팀의 1~2선발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세스페데스는 소속팀 뉴욕 메츠와 4년간 1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류현진은 부상 이전까지는 좋은 3선발이었으며, 아오키 역시도 5년째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구리엘은 휴스턴의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쿠바 선수들의 잔치로 끝난 3회 WBC 1. Masahiro Tanaka, rhp, Japan2. Jose Fernandez, 2b, Cuba3. Yulieski Gourriel, 3b, Cuba4. Jose Abreu, 1b, Cuba5. Alfredo Despaigne, of, Cuba6. Yasmany Tomas, of, Cuba7. Kenta Maeda, rhp, Japan8. Guillermo Heredia, of, Cuba9. Frederich Cepeda, of, Cuba10. Erisbel Arruebarruena, ss, Cuba(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13 WBC 유망주 TOP 10) 3회 WBC도 메이저리거 여럿을 배출해냈다. 4년 전 대회에서는 유망주에 머물렀던 일본의 다나카는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3년 시즌 뒤 포스팅을 통해 명문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2017시즌 팀의 개막전 선발로 확실시 되고 있다. 2선발을 맡았던 마에다 역시 서부의 명문팀인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지난해 다저스는 커쇼, 류현진, 카즈미어 등등 선발 투수들의 잇다른 부상으로 시즌 운용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32경기에 등판해 175이닝을 소화해낸 마에다의 꾸준함은 소금과 같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쿠바 선수들에 대한 평가다. 구리엘, 세페다, 데스파이네 등 쿠바 대표팀의 터줏대감 뿐 아니라 페르난데스, 토마스, 아루에바루에나 등의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후 이들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 페르난데스는 얼마전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며 무주공산인 2루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토마스는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증명해냈다. 비록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아루에바루에나 역시 LA 다저스와 괜찮은 계약(5년 2500만 달러)을 맺었다. 아쉬웠던 것은 한국 대표팀의 부진한 활약. 네덜란드에게 5-0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그 결과 베이스볼아메리카의 유망주 순위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전에 두었던 윤석민 등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국제 대회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했던 손아섭 등의 선수들에게도 아쉬운 결과였다.그리고 2017년 이번 WBC 대회에서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목했던 선수는 물론 일본의 오타니다. 마쓰자카, 다르빗슈, 다나카를 잇는 일본 대표팀의 또하나의 야심작이었다. 지난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우완 유망주인 유리아스와 지올리토보다 오타니가 앞선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발목 부상으로 지난 4일 WBC 대표팀에서 최종 탈락했다.한국 대표팀에서는 김하성을 눈여겨 볼 만 하다. 이제 풀타임 2년차인 95생으로, 8년전 류현진과 같은 나이다. 2016년 반등에 성공한 서건창 역시 김현수에 이은 ‘제 2의 연습생 메이저리거’의 꿈을 꿔볼 만하다. 지난해 포스팅 도전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손아섭 역시 절치부심하고 있다. 제 3회 WBC에서는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이른 새벽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가져다 줄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이번 WBC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심 포인트다. 임선규(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7.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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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질문 위원회] 왼손잡이 오른손 투수 이야기

Q. 4살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야구 광팬’인 신랑이 아들을 야구 선수로 키우겠다고 난리입니다. 심지어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는 지구 끝까지라도 가서 잡아와야 한다"는 말을 들먹이며 왼손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아직 연필도 잘 못 쥐는 애를 자꾸 왼손잡이로 키우려는 남편을 보면 헛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들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남편과 아들을 보면서 류현진, 김광현 같은 좌완투수도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 좌완투수가 된 건 지 궁금합니다. 저희 아들이 오른손잡이인데 왼손 연습으로 좌완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A.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야구공은 어디로 날아들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좌완투수의 공은 더더욱 그렇지요. 좌완투수가 희귀하다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오른쪽’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좌’는 분명 불편하고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시야 확보를 위해서 오른손을 쓰는 타자들이 연습과 노력을 통해 중심축을 왼손으로 하는 좌타자가 되는 이유입니다. 그런게 우투좌타 타자는 많아도 좌투우타 투수는 매우 드뭅니다. 좌타자는 연습을 통해서 될 수 있지만 좌투수는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힘듭니다. 즉 대부분의 좌투수는 원래부터 왼손잡이였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에 14승을 이룬 류현진(LA다저스)선수는 드문 좌투우타 선수입니다. .류현진 선수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오른손잡이라는 것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10살 쯤 처음 야구를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왼손용 글러브를 주셨어요. 아버지가 왜 그렇게 하셨는지 정확히 이유는 설명 안 하셨는데 아마 야구에서 왼손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게 아닐까요.” 오른손잡이였던 류현진이 연습을 통해 왼손 투수가 되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이저(미츠다 타쿠야 저)’란 만화 속 캐릭터이긴 하지만 시게노 고로(혼다 고로)도 있습니다. 시게노 고로의 원래 이름은 혼다 고로였습니다. 투수였던 아빠는 부상 때문에 타자로 전향합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거 출신 투수의 시속 160km 강속구를 머리에 맞고 죽습니다. 고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이미 110km강속구를 던지며 주목을 받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어깨가 완전히 부서져 좌절을 합니다. 이때 아버지의 친구이자 자신의 양아버지인 시게노의 조언을 듣고 좌완으로 전향하고, 이름도 시게노 고로로 바꿉니다. 좌완투수가 되기 위해 고된 훈련과 끊임없는 연습의 시간으로 몇 년을 보냅니다. 밴디트 룰을 아시나요?류현진 선수는 아버지의 지시로, 시게노 고로는 부상 때문에 오른손잡이였지만 좌완투수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팻 벤디트(뉴욕 양키스)는 스위치 투수로 야구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90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양손 피칭을 한 투수는 1995년 그렉 해리스(당시 몬트리올)가 유일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는 이벤트 차원에서 1이닝만을 손을 바꿔 던졌습니다. 하지만 벤디트는 타자가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면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쪽 타석에 서면 왼손에 공을 잡았습니다. 특히 스위치 히터(오른쪽과 왼쪽 타석 모두 들어설 수 있는 타자) 랄프 헨리케즈(26·시애틀 트리플A)가 타격 위치를 바꿀 때마다 양손에 글러브를 바꿔 끼며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이 재미난 볼거리를 선사했던 사건이 있은 후 프로야구심판협회(PBUC)에서는 ‘밴디트 룰’을 만들었습니다. 밴디트 룰은 양손 타자와 양손 투수가 대결할 경우 투수가 어느 쪽으로 던질 지를 정한 뒤 타자가 타석에 들어가는 룰입니다. 류현진이나 팻 밴디트를 보면 오른손잡이가 연습을 통해서 좌완투수가 되는 것이 쉬워보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벤디트의 양투는 경기를 보는 즐거움을 높여줄 수 있지만 구위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 210승을 달성한 좌완투수의 송진우 코치(현 한화이글스)를 만나 더욱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좌완투수로 활약하셨는데, 코치님은 왼손잡이이신가요? "네, 저는 왼손잡이입니다." - 요즘에는 일부러 왼손 교육을 시킬 정도지만 옛날에는 왼손잡이를 좋게 안 보는 시선들도 많았잖아요. "어휴, 왼손잡이라고 정말 많이 혼났죠. '쌍놈'이라고. 혼나서 많이 고쳐지긴 했는데 공 던지는 건 오른손으로 안 되더라고요. 게다가 야구는 왼손이 무조건 유리한데 일부러 오른손으로 던질 이유도 없고." - 그럼 오른손으로도 공을 던져보셨다는 말씀이죠? "던지긴 던져봤죠. 이게 정말 가능성이 있나... 하고 테스트 해 볼 겸 던져봤는데 절대 안 되더라고요." - 왼손으로 던질 때와 오른손으로 던질 때를 수치로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던가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납니다만, 예를 들어 왼손으로 100m를 던지면 오른손으로는 많이 가야 40-50m. (기량 발휘가)반도 안 되는 거죠." - 그러면 왼손이 힘도 더 세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또 어떤 분들은 쓰는 팔, 공을 던지는 팔이 더 길 거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계시는 데 그것도 틀렸어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던지는 팔(왼팔)이 더 짧거든요. 휘어서요." - 야구하면서 왼손을 쓴다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야구는 왼손을 쓰면 30퍼센트는 먹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다들 좌완투수, 좌타자. 하지 않습니까." - 좌완투수가 유리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타자를 상대하기가 편해서 유리한 건가요? 아니면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어우, 여러 가지 말이 많은데 정답이 없는 거 같아요. 보통 오른손 피처들의 공이 왼손 타자들이 잘 보인다고들 하는데 이상하게 왼손 피처의 공은 오른손 타자들이 더 못 치더라고요. 공을 보는 방향이 유리하다는 점을 똑같이 적용하면 더 잘 쳐야 하는데." - 그러니까요. 우완의 공은 좌타가 잘 본다고 하는데 좌완의 공은 왜 우타들이 잘 못 칠까요? "이런 건 시험문제에 안 나오는데...(웃음) 제가 생각할 때는 왼손 피처가 던지는 공을 타자들이 보는 ‘각’이 어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오른손 피처에 비해서 왼손 피처들이 손장난이라고 하죠. 변화구나 체인지업이나 브레이킹볼의 각이 좀 더 좋은 거 같아요. 이런 얘기를 하면 맞을지 모르겠지만 왼손잡이들의 뇌가 더 발달되어 있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공부를 떠나서 잔재주, 예능 쪽으로 많이 발달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걸 센스라고 해야 하나... 또, 좌측이라는 게 익숙한 것에 반대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축구도 왼발잡이의 공이 오른발잡이가 찬 공보다 수비하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어디서 나올지 모르니까. 설사 예상을 했다하더라도 그 짧은 순간엔 뭐가 나오겠어요? 익숙함. 관성. 이런 게 나오게 되어있어요. 사람은." - 좌타자는 훈련으로 되잖아요. 그렇다면 좌투수도 훈련으로 가능할까요? "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좌투우타, 우투좌타. 이런 건 있을 수 있어요. 스위치를 한다는 점에서. 그런데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치는 건 양손으로 칠 수 있지만 던지는 것만큼은 절대 못 합니다. 두 손으로 치는 것과 한 손으로 시속 100km가 넘는 공을 던지는 건 다릅니다." - 류현진 선수는 오른손잡이인데 연습을 통해서 좌완이 됐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죠? "현진이가 오른손잡이이예요? 저는 몰랐습니다. 투수가 원래 쓰던 손을 바꿔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진이가 의지를 가지고 연습을 통해서 좌완이 되었다면 정말 대단한 선수인겁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아마 왼손잡이일거에요. 왼손잡이의 특징이 양손을 많이 씁니다. 저도 밥 먹고 글씨 쓰고 이런 일상적인 건 오른손이 더 편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오른손잡이라고 스스로나 주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현진이가 왼손잡이인지는 제가 뭐라고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네요." - 지금은 군복무중인 한화 김용호 선수가 프로필 상에 양투양타로 기록되어 있던데요, 그럼 이런 어떻게 된 건가요? "그건 뭐 기록만 그렇게 되어 있을 겁니다. 저는 양손으로 던지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때 한화 홍보팀의 관계자가 한 마디 했습니다. “김용호 선수가 대학교 때는 양손으로 연습을 했다고는 하는데 쓰는 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수비는 양쪽으로 하고 있고 타석도 양쪽에 다 서 보고 있긴 한데, 던지는 건 한 손만 씁니다.”) - 그러면 오른손잡이가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서 좌완투수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자신의 최대 기량을 펼칠 수가 없거든요. 물론 타자는 가능합니다. 프로 와서도 우타자가 좌타자로 바꾸는 건 비일비재하니까요. 오히려 좌타자가 더 많죠. 엔트리 타순에 9명이 있으면 미국이나 일본은 좌타자가 6명에서 7명이에요. 왜 그렇겠어요? 수적으로 훨씬 많은 우투수가 많아서 유리한 각도에서 공을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타자는 훈련으로 스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좌완투수가 필요하다고 노래를 부르는데도 좌완이 많이 없는 이유는 오른손잡이가 훈련으로 좌완투수가 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로 봐도 좌완투수가 적잖아요." - 야구에서 ‘좌’가 유리하다고 계속 말씀하셨는데, 코치님은 한마디로 ‘야구에서의 좌’를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너무 철학적인 질문 같은데... 제가 공부를 못했거든요. (웃음) 야구에서 왼쪽을 사용한다... 그건 ‘큰 선물’을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 천안 북일고에 재학 중인 둘째 아들 송우현 군도 좌완투수로 알고 있습니다. 실력도 우수하다고 소문이 많이 났는데, 우현군이 왼손잡이인 거 알고 많이 좋아하셨을 거 같아요. "왼손잡이라는 거 완전 환영이죠. 일단 야구에서 왼쪽은 30퍼센트는 먹고 들어간다니까요." (웃음) 이현아 기자 사진=ESPN캡쳐 어처구니 질문위원회 시리즈는 베이스볼긱 앱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014.01.25 08:00
야구

이만수 감독 “김광현·박경완 재활 ‘천천히, 신중하게’”

이만수(54) SK 감독은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선수들과 면담을 했다. 첫 상대는 팀내 최고참 박경완(40)이었다. 이 감독은 "서두르지 말자. 이 나이까지 야구를 해온 것은 그만큼 네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네 기량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 서두르지 말자"고 했다. 다음날 김광현(24)이 이 감독의 방에 들었다. 비슷한 조언이 이어졌다. "광현아, 너는 우리팀 에이스다. 개막전에 나가는 투수가 아닌, 시즌 전체를 책임지는 투수다.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완벽한 상태를 만들자." 이 감독은 "박경완과 김광현 모두 밝은 표정으로 '감독님의 뜻을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당대 최고 포수 박경완과 SK 에이스 김광현은 순조롭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다. 박경완과 김광현이 개막전부터 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말하면서도 "감독이 서두르면 안 된다. 나부터 마음 속으로 '천천히, 신중하게'를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은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세 차례나 다리 수술을 받았다. 왼쪽과 오른쪽 아킬레스가 파열되거나 크게 상하는 부상을 당했다. 박경완은 지난 해 1군에서 단 10경기만 뛰었다. 누구도 박경완의 부활을 장담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경완은 1월 28일(한국시간) 포수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했다. 다음 날에는 타격훈련도 했다. 이 감독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희망이 보인다. 트레이닝 코치의 말을 들어보니 '재활이 무난하게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며 기뻐했다. 김광현은 지난 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시즌 중 일본 후쿠오카베이스볼 클리닉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9월 20일 1군에 복귀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명예회복에 실패(4경기 2패 평균자책점 6.57)했다. 김광현은 이번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내가 다소 무리했던 것 같다. 포스트시즌 때 어깨 근육에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광현은 마무리 훈련서부터 충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동안 수건 등을 이용해 섀도 피칭을 하던 그는 2월 1일 야구공을 쥐고 캐치볼을 한다. 이 감독은 "광현이가 괴로운 시기를 잘 견뎌줬다"고 말했다. 희망을 봤다. 그러나 이 감독은 속도를 늦출 생각이다. 그는 "선수를 먼저 생각하겠다. 사실 이게 팀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박경완은 21년 동안 프로선수로 뛰었다. 그중 절반의 시간을 최고 포수로 활약했다. 기술적인 부분에는 조언할 것도 없다. 박경완에게 '몸만 생각하라'고 했다. 복귀가 늦어도 괜찮다. 김광현도 마찬가지다. 나는 광현이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만 한다.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서 제 기량만 펼치면 된다. '천천히, 천천히 하자.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2012.01.3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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